Light Green color : 영주산, 숲에서 태어난 아이

2021. 4. 25. 12:471. JEJU ISLAND :: MAGAZINE

 

숲에서 태어난 아이

숲이 좋아? 바다가 좋아?라고 묻는다면 나는 1초의 고민 없이 산이 좋고, 숲이 좋다고 말한다. 나는 어렸을 적, 아니 태어났을 때부터 숲이 바다보다 가까운 존재였다. 사방이 산인 우리 동네, 나는 그곳에서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자연의 힘을 경험했다. 제주의 대부분 글을 보면 알듯 나는 제주의 숲을, 제주의 오름을, 제주의 산을 사랑한다. 제주의 바다보다 제주의 산을 사랑하는 내게 이곳 영주산은 내가 어렸을 적부터 함께해온 산과 비슷해 더 정감이 가는 곳이었다.

 

 

 

鄕愁

영주산에서 나는 일곱살 언저리로 다시 돌아갔다. 완만한 언덕을 천천히 올라가며 그때의 기억을 곱씹고 되새김질했다. 이 언덕은 그때, 그곳의 향수를 부르기에 적절한 장소였다. 누구나 올랐던 집 뒤 동산 같은 친근한 느낌을 주는 영주산. 그리고 왠지 모르게 텔레토비가 나올 것만 같은 싱그러움까지 가지고 있는 산이었다.

 

 

 

시간이 멈추다.

나는 가끔 시간이 멈추는 것을 경험한다. 모든 것이 정지된 나만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 마추픽추에서 그랬고, 우유니에서 그랬으며, 그랜드캐년에서 그랬다. 그리고 영주산에서 그랬다. 모든 것이 멈췄다. 내 귀에는 바람 소리인지 내 숨소리인지 모를 조용한 울림과 눈 앞에 펼쳐진 그저 멈춰있는 비현실적인 풍경이 누군가 내 인생을 일시 정지한듯한 기분을 선물했다. 제주에서 이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음에 신기했고, 대한민국에 아름다운 곳이 아직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주산

내가 사랑한 황혼의 시간까지 영주산에 머물렀다. 이 시간에 영주산을 가보자.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다른 제주를 만나 게 될 것이다. 마치 베트남 사파를 연상케하는 풍경과 그 위로 떨어지는 태양의 빛이 한 폭의 그림에 따뜻한 물감을 덧칠하다 못해 덮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comment

서귀포 성읍리에 위치한 영주산은 높이 176m의 높지 않은 기생화산이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곳은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을 대중교통으로 찾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렌트카를 빌려 영주산을 가보자. 후회 없는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