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5. 22:35ㆍ1. JEJU ISLAND :: MAGAZINE

제주의 봄
제주에 봄이 찾아왔다. 내게 제주는 아니 제주의 봄은 분홍색이었다. 부정할 수 없다. 나는 분홍색 벚꽃 향연에 반했고 죽었던 설렘도 활기도 분홍빛을 만나는 순간 찾을 수 있었다. 그 분홍색 제주의 봄에 노란색 유채가 은은하게 자신의 존재를 내비쳤다. 그리고 짧지만 강렬했던 분홍색 제주는 어느새 노란색 제주로 바뀌었다.


은은함의 힘
대부분의 기억과 추억은 짧고 강렬하다. 그렇기에 내 제주의 봄은 분홍색이었겠지. 하지만 늘 일상에 따뜻하게 남아 곁을 지켜주는 건 은은하고 심심한 것들이다. 내게 유채는 그러했다. 강렬했던 벚꽃 행렬에 내 봄은 노란색이 아닌 분홍색이었지만 그 자리에 따뜻하게 남아 내 곁을 지켜주었다.
내 봄은 그저 강렬했던 분홍빛으로 짧게 끝날 뻔했다. 하지만 그 끝에 은은하게 빛나던 노란빛이 아직 나의 봄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주었다.

녹산로
공항에서 차로 40분, 제주에서 서귀포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녹산로.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끝 없이 펼쳐진 유채꽃이 10분을 넘게 달려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은은하다고, 수수하다고 생각했던 유채가 다르게 느껴졌다. 아무 감정도 생각도 없던 유채에게 두근 거림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유채의 매력에 서서히 잠식되었다.
comment
녹산로 유채꽃 도로는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도로로 제주의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도로다. 이 도로의 특징은 벚꽃과 유채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녹산로가 얼마나 아름답냐면 나라에서도 이 길을 인정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어 연간 20만 명이 방문한다.
노란색과 분홍색이 같이 공존하는 이곳 특히 노란 제주를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녹산로를 찾자. 10km의 짧지 않은 도로에 끝없이 펼쳐진 유채와 벚꽃의 향연에 제주 여행이 어느 해외 못지않게 아름답게 또 강렬하게 기억될 것이다.




산방산
유채의 발자취를 따라 산방산으로 갔다. 제주시는 벚꽃이 주를 이루었다면 서귀포시는 유채가 주를 이루었다. 산방산의 유채도 대단했다. 거칠고 사납게 생긴 산방산을 중심으로 유채가 활짝 피어 꼭 산방산이라는 성을 지키는 병사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 모습이 나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Comment
산방산의 유채꽃 밭은 대부분 사유지라 입장료를 받는다. 대게 천 원정도의 입장료라 유채꽃밭을 키운 주인들에게 합리적인 값을 지불하는 것 같아 나쁘지 않았다. 또 유채가 만개한 산방산 근처 카페를 가보자. 동화 속 혹은 아름다운 만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것이다.



+
오라디오라
제주에 사는 형이 산방산 근처에서 2주 정도 산 적이 있다며 추천한 오라디오라. 유채와 산방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던 이곳을 잊지 못한다. 위에 언급한 동화 속 혹은 아름다운 만화 속의 주인공이 되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산방산을 바라보면 그 아래 깔린 유채들이 같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비현실적인 배경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셔보자. '좋다'라는 말이 저절로 그리고 연속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몇 번을 좋다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산방산 유채를 본다면 오라디오라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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