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11. 00:17ㆍ1. JEJU ISLAND :: MAGAZINE

쉿, 비밀이야
안돌오름 비밀의 숲과 관련되어 글을 쓰려하니 두 가지가 떠 올랐다. 한 가지는 안돌오름 비밀의 숲이라는 이름에 맞게 내가 생각하던 비밀에 관해 말해야겠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
비밀이다.



비밀인데 왜..?
세상에서 가장 쉽게 말하는 것 중 하나가 있다. 바로 이 말 "이건 비밀인데.." 우리는 쉽게 비밀을 말한다. 하지만 비밀이라는 단어는 뜻이 무색하게 남들에게 알리는 힘이 있다. 분명 나와 너 단 둘의 비밀이었는데 어느 순간 내 주변 모두가 아는 우리의 비밀이 된다.
우리는 꼭 비밀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다는 듯 옆사람에게 이 비밀을 넘긴다. 폭탄 돌리기 하듯 비밀은 넘기고 넘겨져 모두가 아는 하나의 이슈가 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정말 무서운 건 내 이야기를 전부가 아는데 나만 모두가 알고 있다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렇게 나를 제외한 나머지끼리 비밀 결사대를 만들어 나에게만큼은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한다.
비밀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약속이 아닐까?




말하지 않는 용기
나는 가끔 조금 독특한 것에 용기라는 단어를 붙인다. 용기는 대게 긍정적인 메세지에 붙이기 마련이지만 나는 부정적인 단어에 용기를 붙이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말할 수 있는 용기', '이 상황을 이겨내는 용기' 이런 단어보다 '말하지 않는 용기', '도망치는 용기'가 더 좋다.
버티는 것보다 피하는 게 용기라 생각하고, 말하는 것보다 말하지 않는 게 더 용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대의 상황도 용기라는 것을 늘 꼬집어 이야기 하고 싶다.
인생에 선택은 무수히 많다. 모든 선택에 정답을 내리고 반대 상황을 배척한다면 우리에게 발전이 있을까? 반대의 상황을 미워하지 말자. 세상에 절대는 없다. 자기의 줏대만 고집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세상을 넓고 정의를 내리지 못하기에 우리가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면 말하지 않는 용기는 는 무엇일까? 이것은 내가 배워야할 자세이기도 하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말하지 않는 용기는 참 어렵다. 속에 있는 많은 것을 꺼내는 걸 좋아하는 내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때론 말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용기를 내지 못하고 한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상처로, 혹은 나에게 비수로 다가올 수도 혹은 나에게 커다란 상처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
특히 비밀은 그렇다. 나의 비밀을 상대방에게 얘기하지 않는 용기, 상대방이 믿고 나에게 한 이야기를 내 품에만 간직한 채 살아가는 용기. 장밀 어렵겠지만, 용기를 내보자. 그리고 그 용기를 토대로 한번 꾹 참아보자.
그렇게 한다면
우리의 비밀은 영원히 숭고하게 아무도 모르는 말 그대로의 비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안돌오름 비밀의 숲
안돌오름 비밀의 숲은 내가 말한 비밀과 일맥 상통하는 곳이었다. 말은 비밀의 숲이지만, 이미 비밀이 퍼지고 퍼져 많은 사람들이 안다. 아마 제주 여행을 준비하는 모두가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숲은 비밀이란 단어를 제대로 이해했다. 비밀이란 단어가 많은 사람들을 이곳으로 이끌었다.



comment
바깥쪽에 있는 밧돌오름 안으로 작은 안돌 오름이 있다. 그 안돌오름 앞에 요정이 살 것 같은 숲이 존재하는데 그 숲을 우리는 비밀의 숲이라 부른다. 이 숲은 신비감을 조성하는 편백나무와 유채꽃이 즐비해있고, 길에 깔린 화산송이는 발걸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입장료 2천 원
*입장료 2천원에 이런 풍경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Bonus Track
가장 위에서 하고자 했던 다른 한 가지 이야기는 이것이었다. 소중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
안돌오름 비밀의 숲에 처음 들어갔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와 이곳은 진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야겠다.' 이곳은 그런 곳이었다. 제주에 살면서 이곳 비밀의 숲을 총 네 번을 방문했다. 한 번은 소중한 형과 두 번째는 소중한 동생들과 세 번째는 소중한 친구들과 마지막 네 번째는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방문했다. 다섯 번째는 내가 사랑하는 그녀와 방문하고 싶다.
소중하다는 게 말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좋을 것을 봤을 때, 아름다운 곳을 갔을 때 옆에 그 사람이 있기를 바란다면 그 사람은 소중한 사람 아닐까?
어쩌면 안돌오름 비밀의 숲은 나만 알고 싶은 숲이기에 비밀의 숲이라 불리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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